현재 장애인복지법에는 15가지의 장애 유형이 있는데 그 가운데 농아인이라는 말은 없다. 농아인(聾啞人)이란 들을 수 없고(농) 말할 수 없는(아) 사람이라는 말이다. 장애인복지법에서는 청각장애인과 언어장애인이라고 되어 있지만 당사자들은 오랫동안 농아인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왔기에 여전히 자신들은 농아인이라고 한다.
농아인은 듣기와 말하기 등의 기능이 상실되거나 어려운 사람들이지만, 그 외는 비장애인들과 별반 다르지 않으므로 겉으로는 별로 표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비장애인들과 소통은 잘 되지 않으므로 여러 가지 체육활동도 농아인들끼리 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말하는 올림픽은 비장애인 올림픽이다. 장애인은 패럴림픽(Paralympics)이라 하여 따로 개최된다. 그런데 농아인은 패럴림픽에서 따로 분리되어 데플림픽(Deaflympics)이라고 한다. 데플림픽은 20여 개 종목이 있는데 그중의 하나가 볼링이다.

볼링(Bowling)은 공을 손으로 바닥에 굴려 실력을 겨루는 구기종목을 포괄적으로 부르는 명칭이다. 보통 볼링이라 하면 레인 끝에 있는 10개의 핀을 공을 굴려 넘어뜨리는 텐핀 볼링을 의미한다.
시각장애인볼링대회는 가 본 적이 있는데 농아인볼링대회는 처음이었다. 부산에서 농아인볼링대회가 개최된다고 해서 지난 7월 1일 서면볼링센터를 찾았다.
필자는 11시쯤 도착했는데 선수들도 자신들의 경기 시간에 맞춰 오는 모양이었다. 선수들은 자기 공과 가방 등 개인장비를 지참해야 하는데 장비가 제법 무거운 것 같았다. 하필 엘리베이터가 고장이라 선수들은 무거운 가방을 들고 계단을 올라가야 했다.
볼링공은 자기 체중에 맞는 무게의 볼링공을 선택하는데 볼링공의 무게는 파운드란다. 남자의 경우는 13~15파운드 여자는 12~13파운드를 주로 사용하는데 1파운드는 0.45kg이다.

필자가 수어통역사를 통해 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 이종학 회장과 부산농아인스포츠연맹 김영동 회장과 인사를 했다. 경기는 아침 9시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선수들은 경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번 대회는 부산농아인스포츠연맹에서 주최하고, 부산텐샷BC와 영호남농아인볼링클럽에서 공동으로 주관한다고 했다.
“제24회 영·호남 농아인 볼링클럽 대항전”에는 영남과 호남에서 100명의 선수와 심판 운영위원 수어통역사 등 150명 여명이 참석했다고 했다.
김영동 회장은 볼링 선수들을 발굴하고 육성하고 선발하기 위해 이번 대회를 개최한다고 했다. 이번 대회는 부산에서 개최하지만 해마다 영호남 각 지역에서 순회 개최를 하는데 작년 제23회 대회는 군산에서 개최했다고 했다.
오전 경기가 끝나고 11시 30분에 기념식이 시작되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행사는 말하는 사람들의 행사이므로 행사는 말로 진행하고 옆에서 수어통역사가 청각장애인을 위해서 수어통역을 한다.

그런데 이번 행사는 말하는 사람들의 행사가 아니고 농아인 행사이므로 수어통역사가 거꾸로 통역을 했다. 농아인들의 행사이므로 자기들의 언어인 수어로 행사를 진행하고 수어통역사가 수어를 보고 음성으로 통역했다.
최치갑(부산텐샷BC 고문) 사회자는 멀리서 오신 선수들을 소개했는데 경산 대구 칠곡 익산 군산 광주 통영 김해 등 전북과 전남, 경북과 경남, 대구 울산 부산 등에서 오신 선수들을 소개했다.
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 이종학 회장, 부산농아인스포츠연맹 김영동 회장, 부산텐샷BC 김석환 회장 등이 인사를 했다. 모두 날씨가 안 좋아서 걱정했는데 많이 참석해 주셔서 고맙다며 재미있고 즐겁게 즐기시기 바란다고 했다.
사회자가 참석 내빈과 심판을 소개하고 개회식이 끝났다. 개회식이 끝나고 참석자들이 다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서너 명의 수어통역사들이 참여한 것 같았는데 이름을 밝히고 싶지 않다고 했다.

개회식이 끝나고 점심 식사 후에 오후 경기를 한다고 했다. 점심은 도시락으로 배부하고 있었다.
게임은 개인전이나 단체전이나 4레인을 하고 총점으로 집계한다고 했다. 부산농아인스포츠연맹 이향 사무국장에게 경기가 끝나면 경기 결과를 좀 알려 달라고 부탁했다.
여자 개인전 1위는 광주빛고을광농A 전영아 선수, 2위는 부산텐샷A 정문자 선수, 3위는 광주슁카이레이 이현 선수가 수상했다.
남자 개인전 1위는 대구참빛A 송준용 선수, 2위 광주빛고을광농A 서영춘 선수, 3위 군산노블레스 오이영 선수가 수상했다.
단체 1위는 대구참빛A팀 (송준용, 조영범, 김승식), 2위는 부산텐샷A팀 (천원령, 박정선, 정문자), 3위는 광주빛고을광농A팀 (전영아, 정정연, 서영춘)이 수상했다.
그리고 남자 하이상은 248점의 대구참빛B 여영욱 선수가 수상했고 여자 하이상은 258점의 군산노블레스 최윤미 선수가 수상했다.

시상은 사전에 예고된 대로 개인은 남녀 각 1, 2, 3위에게 15만 원, 10만 원, 7만 원의 상금을 주었다. 단체전 1, 2, 3위에게는 70만 원, 40만 원, 20만 원의 상금이 시상되었다. 그리고 하이상으로 남녀 각 5만 원이라고 했는데 하이상이 무엇일까.
부산농아인스포츠연맹 이수민 선생에게 문의했다. 여기 나온 선수들은 대부분이 전문 선수들인데 하이상이랑 아마추어 선수 중에서 최고점을 받은 사람에게 주는 상이란다.
농아인볼링은 일반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지만, 농아인볼링은 데플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하므로 이를 계기로 보다 많은 농아인볼링 선수가 육성 발전하기를.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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