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아마비협회 시설정상화 추진 종사자연대와 이용자 협의회는 17일 오전 10시 광진구청 앞에서 ‘한국소아마비협회 산하시설 정상화 요구대회’를 개최했다. ©에이블뉴스한국소아마비협회 시설정상화 추진 종사자연대와 이용자 협의회는 17일 오전 10시 광진구청 앞에서 ‘한국소아마비협회 산하시설 정상화 요구대회’를 개최했다. ©에이블뉴스

“한국소아마비협회의 어긋난 운영과 산하시설에 대한 부채상환의무 전가로 복지서비스는 멈추었고 그 피해가 장애인 이용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습니다. 당장 이 사태를 책임지고 대책을 마련하십시오.”

한국소아마비협회 산하시설 종사자들과 이용자들은 이같이 외치며 산하시설을 정상화하고 장애인 이용자들에게 권리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한국소아마비협회 시설정상화 추진 종사자연대와 이용자 협의회는 17일 오전 10시 광진구청 앞에서 ‘한국소아마비협회 산하시설 정상화 요구대회’를 개최했다.

한국소아마비협회는 1966년 장애인복지 실천 기반을 세우기 위한 목적으로 장애인 당사자가 모여 창립한 사회복지법인으로 한국 최초의 장애인복지관인 정립회관과 장애인기업 정립전자,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정립보호작업장, 정립주간보호시설, 노인요양시설 워커힐실버타운을 산하시설로 두고 있다.

‘한국소아마비협회 산하시설 정상화 요구대회’에 참여한 한국소아마비협회 산하시설 종사자들과 이용자들. ©에이블뉴스‘한국소아마비협회 산하시설 정상화 요구대회’에 참여한 한국소아마비협회 산하시설 종사자들과 이용자들. ©에이블뉴스

이들에 따르면 해당 법인 이사회는 2020년 당시 산하시설인 정립전자의 사업 운영을 위해 마스크사업을 결정하고, 당시 정립전자 경영진과 해당 법인 이사회의 의사결정을 통해 마스크 사업 관련 장비 21억과 관련 시설 공사 장비 25억 등 총 46억 정도의 자금을 차입했다.

하지만 정립전자는 당시 시장 상황 및 사업능력 여건의 미비 등의 사유로 2023년 7월 현재 사실상 폐업상태에 이르렀으며 차입금에 대한 부채 문제를 발생시켰다.

부채 문제해결을 위해 지난해 12월 법인이사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꾸려졌지만, 산하시설에 부채상환의무를 전가시켜 8월 16일 기준 정립회관 8억 4,000여만 원,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 8억 5,000여만 원, 정립장애인보호작업장 5억 4,000여만 원, 정립주간보호시설 450여만 원 총 22억 3,500여만 원을 압류·추심했고 이로 인해 장애인복지서비스가 중단되고 종사자의 임금이 체불된 상태다.

또한 현재까지 산하시설 3개 기관장을 해임 또는 직무정지 시켰으며, 일방적인 지시와 통보로 인사규정을 고쳐 신입직원 고용까지 이사들을 인사위원으로 구성하고, 산하시설 회계 직원을 별도 공문이나 절차 없이 강제로 파견 명령해 법인의 회계 처리를 지시하는 등 불투명한 운영을 하고 있다는 것.

특히 지난 16일 언론보도를 통해 한국소아마비협회가 보조금을 받는 시설은 공개채용이 원칙임에도 내정한 인물을 채용했다는 것과 법인 자금 수천만 원이 임원 개인 계좌로 흘러간 사실이 드러났다. 또한 담당 공무원과의 술자리와 납품업체 기부금 종용 의혹들이 보도됐다.

17일 오전 10시 광진구청 앞에서 개최된 ‘한국소아마비협회 산하시설 정상화 요구대회’에서 발언하는 정립장애인보호작업장 김영옥 팀장. ©에이블뉴스17일 오전 10시 광진구청 앞에서 개최된 ‘한국소아마비협회 산하시설 정상화 요구대회’에서 발언하는 정립장애인보호작업장 김영옥 팀장. ©에이블뉴스

이러한 운영의 결과 각 산하 복지시설의 복지서비스는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으며, 수십 년간 복지시설을 이용해온 장애인들의 건강권이 침해당하는 등 그 피해가 장애인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립장애인보호작업장 김영옥 팀장은 “우리 작업장에는 중증장애인 24명과 7명의 종사자가 직업재활을 실천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달 비대위가 정립회관 한 켠에 환풍기도 없이 자재창고로 활용되던 공간을 작업장 공간으로 사용하라고 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것이 장애인을 위해 꾸려진 비대위가 맞는가. 우리 작업장은 개관 이후로 더 나은 환경에서 직업재활을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는데 임대 명목으로 중증장애인들을 열악한 환경으로 내몰고 있다”면서 “다시 장애인을 위한 자랑스러운 일터로 돌아가고 싶다. 장애인 생존권을 위협하는 비대위는 퇴진하라”고 힘주어 말했다.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 최균희 과장은 “산하시설들은 지역사회에 있는 장애인들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왔다. 하지만 비대위는 혁신을 추진한다고 해놓고 오히려 장애인들을 위해 써야할 보조금을 빚 갚는데 사용하고 있다. 우리는 시설 정상화와 지역장애인 생존권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외쳤다.

17일 오전 10시 광진구청 앞에서 개최된 ‘한국소아마비협회 산하시설 정상화 요구대회’에서 발언하는 정립회관 최종길 관장. ©에이블뉴스17일 오전 10시 광진구청 앞에서 개최된 ‘한국소아마비협회 산하시설 정상화 요구대회’에서 발언하는 정립회관 최종길 관장. ©에이블뉴스

서울시과 광진구에 한국소아마비협회에 대한 특별감사와 이번 사안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직위 해제돼 직무 대기 중인 최종길 전 정립회관 관장은 “지난달 28일에도 산하시설 정상화를 촉구하는 집회를 했다. 법인과 비대위에는 법인 대표이사 및 비대위와 이사회 퇴진과 신임이사진 구성, 서울시와 광진구에는 특별감사를 시행하라고 촉구했지만 20일이 지났음에도 변한 것도 없고 요청에 대한 아무런 답변도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법인 부채에 산하시설 계좌가 압류돼 임금이 체불되고 사대보험과 세금은 연체된 상황이며 수영장 프로그램, 셔틀버스, 문화·예술 프로그램 모두 중단됐다. 이것이 정상인가”라고 개탄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산하시설들이 정상화되고 이용인들이 그 권리를 되찾을 때까지 촉구대회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하루빨리 산하시설 장애인시설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서울시와 광진구는 발 벗고 나서라”고 강조했다.

한편 요구대회를 마친 후 한국소아마비협회 시설정상화 추진 종사자연대와 이용자 협의회는 한국소아마비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위치한 건국대학교까지 행진했다.

한국소아마비협회 시설정상화 추진 종사자연대와 이용자 협의회는 요구대회를 마친 후 한국소아마비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위치한 건국대학교까지 행진했다. ©에이블뉴스한국소아마비협회 시설정상화 추진 종사자연대와 이용자 협의회는 요구대회를 마친 후 한국소아마비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위치한 건국대학교까지 행진했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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