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양대학교 대학원 의류학전공 김아리 씨가 2023년 하기 박사학위 논문으로 ‘사회적 포용을 위한 아르브뤼 작품의 표현 특성을 활용한 패션디자인’을 발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장애인예술을 패션에 접목시킨 최초의 박사 논문이기 때문이다.
14일 한국장애예술인협회(대표 방귀희)에 따르면 김 씨는 학부에서 사회복지를 졸업한 후 본인의 길을 찾아 패션으로 전공을 옮겼지만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그래서 발달장애 등 정신적 장애가 있는 미술인의 작품을 일컫는 아르브뤼를 통해 문화적 다양성을 인정해 사회적 포용을 이끌어 내는 연구를 진행했다.
국내외 아르브뤼 작가 4명을 선정해 작가의 작품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아르브뤼 작품 표현에 나타난 무정형성, 중첩성, 장식성, 단순성, 동시성, 상징성, 환상성, 왜곡성의 8가지 특성을 도출했다.
가장 공을 들인 것은 아르브뤼 표현 특성을 패션디자인 요소로 적용해 디자인을 개발한 것이다. 국내 픽셀 드로잉 아티스트 김현우(픽셀킴) 작가 작품의 특징을 살려 두 점의 디자인을 내놓았다.
김현우 작가는 다운증후군으로 발달장애를 갖게 되었는데 어렸을 때부터 수학에 관심을 보였고 그것을 화폭에서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해 일찍이 화가로서 주목을 받았다.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 작품이 걸려 있어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국내외 인사들이 김현우 작품을 감상할 정도로 많이 알려졌다.

김 씨가 탐색한 김현우 작가의 작품 표현 특성인 비구상적 무정형성, 분할적 장식성, 기하학적 단순성, 이질적 조합의 환상성을 살리고, 김현우 작가가 다운증후군이기에 디자인의 테마를 다운증후군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짝짝이 양말을 신는 캠페인 ‘Rock your socks(양말을 흔들어)’로 정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다양성을 포용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옷감의 소재는 니트로 김현우 작가의 작품 특성인 픽셀을 정교하게 디자인했다.
김현우 작가 어머니는 “김아리 학생이 찾아왔을 때 아들의 작품 141점을 수집해 만든 포트폴리오를 보여주는데 작가에 대한 진정성이 느껴졌다”면서 “아들이 패션디자인을 보고 자기 작품을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반영해 매우 만족스러워했다”고 전했다.
김현우 작가와 김 씨를 연결시켜준 방귀희 대표는 “예술의 사회적 포용은 예술을 도구로 사회적 배제 문제를 드러내는 것을 목표(Jermyn, 2004)로 하듯이 김아리 씨의 패션디자인은 장애인 인식개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논문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오는 17일 박사학위를 받게 되는 김 씨는 “논문을 준비하면서 힘들었지만 연구를 마치고 나니 스웨덴 한국문화원에서 의상 전시를 하게 됐고, 주위에서 패션디자인에 많은 관심을 보여줘 논문이 작은 역할이라도 할 수 있는 것 같아서 기쁘다”고 말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