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생성한 ‘AI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시각장애인 이미지’. ©제미나이AI로 생성한 ‘AI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시각장애인 이미지’. ©제미나이

【에이블뉴스 백민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일상 곳곳에 스며들고 있지만, 정작 시각장애인에게는 여전히 먼 이야기다. AI 기술이 정보 접근을 돕기도 하지만, 그 혜택은 일부 사용자에게만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비싼 스마트기기 및 AI 기기와 구독료, 부족한 교육과 홍보 등이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시각장애인의 AI 기술 활용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 보급을 넘어 교육·환경·법의 세 축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제시됐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은 최근 ‘시각장애인의 AI 기술 활용 연구’(연구책임자 한국장애인개발원 정책연구부 정책연구팀 서원선 부연구위원)를 발간했다.

‘생성형 AI 사용 경험’ 장애인, 전체인구의 1/3 수준

인공지능(AI)은 삶의 편의를 높일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편의를 만들기도 한다. 일부 AI 기술을 적절히 사용하면 시각장애인의 정보접근을 확대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시각장애인에게 말로 사진·이미지를 설명하는 프로그램인 ‘룩아웃’, 시각장애인과 난독증 장애인이 웹주소에 오타 입력시 자동으로 수정하는 ‘구글 AI 적용 크롬 브라우저’, 신속한 문서작성을 돕는 ‘챗GPT’가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서울디지털재단(2024)에서 실시한 2023년 서울시민 디지털역량실태조사에 의하면 서울시민 55.3%는 ‘생성형 AI’를 알고 있고, 15.4%는 사용해 봤으나 장애인의 생성형 AI를 알고 있는 비율은 25.9%, 사용해 본 경험은 5.6%에 불과했다.

특히 AI 기술 이용에 취약한 시각장애인들은 오히려 정보 접근에 불리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에 따르면 시각장애인을 위한 이미지 설명에서 점자 기기와 같은 장애 관련 객체가 대규모 이미지-텍스트 데이터 셋에서 덜 자주 등장해 약 30% 낮은 정확도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이번 연구는 시각장애인 대상 사례조사 인터뷰, AI기술 이용 현황 조사, AI기술 제작 및 정보통신 정책 관련 전문가를 대상 포커스그룹인터뷰 등 AI 기술 사용에 있어 시각장애인의 사용 경험을 조사하고 시각장애인이 AI 기술 사용에 있어 필요한 지원이나 정책 등을 제언하고자 했다.

챗GPT 홈페이지 화면. ©챗GPT챗GPT 홈페이지 화면. ©챗GPT

기초 스마트기기 및 AI 기기 등 시각장애인의 AI 기술 교육 확대 필요

연구 결과 보고서는 시각장애인의 AI 기술 활용의 활성화를 위해 시각장애인의 AI 기술 교육 확대, AI 기기 및 AI기기 이용을 위한 환경 지원, AI기기 접근성 개선을 위한 법률 개정 총 3가지 영역에서 방안을 제시했다.

심층 인터뷰에 참여한 시각장애인들은 시각장애인의 일반 스마트기기 이용의 어려움에 대해 지적했다. 기존 정보화 교육의 제한 기준과 한계로 인해 스마트기기 사용률이 낮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기초 스마트기기 교육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또한 많은 시각장애인이 AI 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로 AI기술이 탑재된 기기의 사용법을 배울 곳이 없다고 응답을 했다. 이에 전통적인 대면식 집합 교육과 더불어 온라인 플랫폼이나 쌍방향 의사소통이 가능한 줌을 활용한 온라인 웨비나 등을 계획해 AI 교육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검색·문서작성·편집은 챗GPT, 이동·보행은 비마이아이즈와 챗GPT, 이미지 인식은 설리번+ 등 시각장애인이 주로 사용하는 보편적인 AI 기기를 우선 교육을 해야 하며, 다수의 시각장애인이 AI 기기를 사용하는 데 비용이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해 사용 자체를 꺼리는 경우가 있어 무료 AI 기기 및 관련 AI 기술 앱 홍보가 병행돼야 한다.

일부 시각장애인들은 음악 분야에서 활용되는 수노 AI, 뮤직 AI, 씽 AI 등 전문적인 AI 기기를 활용하고 있었으나 전문 분야에서 활용되는 AI 기기는 보편적인 AI 기기보다 사용 방법 등을 접할 방법이 부족하다. 이에 전문 AI기기를 사용하는 시각장애인을 발굴해 사용법과 관련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시각장애인 유튜버 등을 통해 해당 채널에 시각장애인 전문 AI 기기 사용과 관련된 내용을 업로드하는 등 전문적인 AI 기기 사용 기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기기 지원 및 AI앱 구독료 등 ‘AI기기 이용을 위한 환경 지원’

설문조사에 참여한 시각장애인 중 AI 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로 43.6%가 AI 기술이 탑재된 기기가 비싸서라고 응답했다. 이는 AI 기기나 AI 앱을 탑재하여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기기 혹은 유사한 정보통신기기의 적극적인 보급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아울러 일부 시각장애인들은 높은 수준의 AI 앱 사용을 위해서는 매월 정기적으로 구독료를 지불해야 하며 경우에 따라서 2~3개의 AI 앱을 사용하는 경우 구독료 납부가 부담이 됨을 지적했다. 이에 장애인의 정보접근성 및 AI 이용 기회를 높이는 차원에서 일정 비용을 지급해 AI 앱 구독료를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법률의 경우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은 2026년 1월 22일부터 시행되며, 기본법을 통해 AI의 건전한 발전을 지원하고 사회적 신뢰 기반을 조성해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해당 법에는 AI기술에 접근이 가장 취약한 시각장애인과 중증장애인의 접근성과 관련된 AI 윤리에 대한 사항이 부족하다. 이에 AI기술 접근에 취약한 장애인과 관련해 보다 상세한 AI 윤리 사항을 법률에 추가함으로서 장애인의 AI기술 접근성 및 법적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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