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송두환, 이하 인권위)가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uman Immunodeficiency Virus, 이하 HIV) 감염을 이유로 수술을 거부한 것은 차별이라고 판단했다.

20일 인권위에 따르면 피해자 B씨는 지난해 5월 31일 A병원에서 관혈적 디스크 절제술 및 신경성형술을 받기로 했으나, 당일 수술 전 검사에서 HIV 양성이 확인됐다는 이유로 수술을 거부당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A병원장은 B씨가 HIV 감염인이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아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었고, 다른 의료인이 B씨에게 기 시행한 치료 사항을 명확히 알 수 없는 등 의학적 특수성으로 인해 새로운 치료가 어려웠으므로 B씨에 대한 진료거부 행위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A병원은 소규모 병원으로 HIV 감염인 등을 위한 시술·수술 공간이나 전담 전염관리팀이 없으며, 수술 중 출혈 등 긴급 상황에서 HIV와 같은 전염성 질환자 처치에 관한 전문지식이나 시설도 갖추지 못하고 있어, 부득이 다른 병원에서 진료 받도록 안내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질병관리청이 발행한 ‘2020년 HIV 감염인 진료를 위한 의료기관 길라잡이’, ‘2022년 HIV/ADIS 관리지침’에 따르면, HIV 감염 고지 여부는 수술 등 진료와 치료의 조건이 되지 않는다.

아울러 HIV 감염인에 대한 진료나 수술 시, 의료진과 환자의 보호를 위해 HIV 감염인뿐만 아니라 모든 환자에게 의료기관이 적용하는 표준주의 지침을 준수하는 것 외에 HBV, HCV, HIV 등 혈액매개병원체 보유자의 수술을 위한 별도의 장비는 필요 없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위 지침에서와 같이 HIV 감염 사실의 고지 여부는 수술 등 진료와 치료의 조건이 될 수 없다고 보았다.

또한 B씨가 A병원 직원과 상담 중 HIV 관련 진료를 받고 있는 의료기관 등을 설명했던 것으로 보아, A병원장이 B씨로부터 그동안 받은 치료 등에 관해 설명을 듣거나 B씨 동의 하에 관련 기록을 받아볼 수 있었을 것이므로, A병원장의 수술 거부 행위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질병관리청의 지침에 따르면, 모든 환자에게 적용되는 표준주의 지침의 준수 외에 혈액매개병원체 보유자에 대한 수술을 위한 별도의 장비나 시설이 필요하지 않으므로, 피진정병원에서 HIV 관련 별도 시설이나 전문지식의 부재를 이유로 수술을 거부한 것은 정당한 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인권위는 A병원장이 B씨의 수술을 거부한 행위는 HIV/AIDS에 대한 두려움과 편견에서 비롯된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이므로, 피진정인에게 향후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소속 직원을 대상으로 관련 직무교육을 실시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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