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 생활에서 중요한 알파벳은 단연 ‘X’자일 것입니다. 올해는 그야말로 각종 ‘X’자 돌림 사업들이 시행된 것도 있고 계획에 들어간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무슨 X자인가 하니, 사실은 군에서 자주 쓰는 단어인 ‘eXperimental’이라는 표기를 따서 그렇게 부르고 있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해군을 몰라보게 바꾼 사업인 한국형 구축함 사업에서도 이 단어를 사용해서 KDX(Korean Destroyer eXperimental) 사업이라고 부르고, 대한민국 공군의 전투기 도입 사업도 FX(Fighter eXperimental)라는 이름으로 추진되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최근 개발 진행이 거의 다 끝나가는 최초의 본격 국산 전투기인 KF-21 보라매 전투기 사업의 명칭도 KF-X(Korean Fighter eXperimental) 사업이라는 이름이 있습니다. 잘 보시면 아시겠지만 모두 ‘X’자 돌림 사업입니다.
그런데 저도 요즘 이 ‘X’자 돌림이 들어가는 사업이 연달아 진행 중입니다. 아예 올해가 무슨 ‘X자 돌림 사업의 해’가 되었습니다. 무엇을 새로 도입하느냐 하면, 생활에 쓰일 여러 가지를 2023년 들어서 대규모로 거의 ‘갈아엎는 수준’으로 바꿔버리는 것입니다.
첫 번째로 X자 사업에 따라 바꾼 것은 패딩입니다. 집에서 2022년 겨울부터 제 패딩이 너무 낡았고, 그 당시에 입던 패딩이 어린 시절에도 입었던 패딩을 한참 어른이 된 뒤에도 쓴, 거의 20년 가까이 쓰던 패딩을 2023년 새해 첫날에 거금을 주고 새것으로 했습니다. 이것은 제가 결정했다기보다는 집에서 교체 사인을 준 것이었습니다.

두 번째 X자 사업은 일명 ‘CX(Camera eXperimental)’ 사업이었습니다. 2022년 말부터 대학 동기들이 일제히 “지용아, 너 카메라 이제 새것으로 해라!”고 이야기를 했었고 그 당시 직장에서도 촬영 소음 등의 문제로 작동 애로사항이 발생한다는 요구가 들어오면서 교체를 전격 결정했습니다. 게다가 기존 카메라의 사양을 확인해보니 출시한 시점이 무려 제 대학교 학번(08학번)과 똑같은 2008년 출시 기종이라 교체 필요성이 더 제기된 셈이었습니다.
결국 없는 살림을 긁어모아 이 CX 사업은 간신히 완수했습니다. 그때까지 각종 부수입을 모아둔 통장과 적금과 비슷한 종신보험에 있었던 돈 모두를 탈탈 털어서 새 카메라인 니콘 Z7 카메라를 구입했고 관련 렌즈도 새로 구입했습니다. 사실 렌즈까지 바꿔야 했던 이유는 카메라 구조가 완전히 뒤바뀌고 기반 기술까지 달라져서 렌즈까지 바꿔야 했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X자 사업은 ‘SX (Smartphone eXperimental)’였습니다. 네, 스마트폰까지 바꿔야 했습니다. 이 사업은 사실 몇 년 전으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었는데, 기존에 제 스마트폰 라인업을 책임지던 LG전자가 사업 철수를 선언하면서 이제는 LG전자 기반 스마트폰을 살 수 없게 되었기 때문에 은퇴를 서둘러야 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 이야기가 나오던 시점에 삼성전자는 갤럭시 S23 출시를 눈앞에 뒀고, 심지어 통신 대리점 직원이 “저, 장지용 씨, 이번에 삼성전자에서 갤럭시 S23 제품 공개 행사(업계 용어로 ‘언팩’)를 하는 뉴스 들었어요? 이제 출시가 머지않았으니 예약구매 하세요!”라는 메시지를 듣고 공개 행사 뒤 일제히 언론들이 보도한 공개된 내용을 바탕으로 결국 가장 강력한 수준의 기종인 일명 ‘울트라’ 버전으로 구입했고 이제 약정 할부에 들어갔습니다.
지난번에 아버지 스마트폰도 위기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 이 문제는 다행히 제 것을 구입하는 와중에 아버지까지 끌어들였는데, 이 시점에 아버지 스마트폰이 거의 배터리 폭발 직전이라는 사실이 밝혀져서 아버지 것까지 졸지에 전격으로 교체해드렸을 정도였습니다. 대리점 직원 말로는 ‘오늘내일하던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앞으로도 이 ‘X자 돌림 사업’은 2023년을 장식할 것 같습니다. 일단 집에서는 이 열풍을 눈치채고 어머니께서 “지용아, 너는 일단 가방 바꿔라!”라고 정식으로 주문이 들어와서 졸지에 ‘BX (Backpack eXperimental) 사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검토하기 전, 창고에 있는 갈색 숄더백(어깨에 메는 가방)을 사용할 수 있을지를 검토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예전 대학 후반기와 장애인개발원 근무 시절에 썼었던 가방인데, 이것이 지금도 잘 있는지를 살펴보고 결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유일한 변수는 노트북이 들어갈 수 있느냐일 뿐입니다. 만약 이것을 찾아 쓰게 되고 노트북이 들어갈 수 있다면 BX 사업으로 구입하는 가방은 여행이나 사진 촬영을 할 때만 쓰는 배낭이 될 것입니다.
그다음에는 제2차 CX 사업도 있을 전망입니다. 사실 제게는 두 번째 카메라로 소형 카메라가 하나 더 있었는데, 이는 작은 행사 이런 것을 할 때만 쓰는 전용 카메라입니다. 쉽게 말해 ‘닭 잡는데 소 잡는 칼 쓸 필요 없을 때’ 쓰는 카메라입니다.
예를 들어 친구들과 가볍게 놀 때 같은 경우입니다. 이런 것을 고심하다가 최근 낙점한 기종이 있는데 출시 계획만 확정되었고 실제 출시 일정은 발표되지 않아 출시 가격을 살펴보고 시행 속도를 정할 것입니다. 공개된 사양 때문에도 필요성이 제기되었는데, 각종 비대면 행사에서 웹캠 대신에 사용할 수 있다고 기능이 공개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미 낙점한 브랜드가 있는 X 사업도 있는데, 이른바 LX(Laptop eXperimental) 사업입니다. 노트북도 2017년 장애청년드림팀 도전을 전제로 도입했던 것인데, 어쨌든 임무는 달성했지만, 고급 사양까지 버티기에는 사양이 약해서 일부 기능은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특히 현장에서 즉시 사진 작업을 하라고 하면 이것은 불가능했었기 때문에 이른바 ‘게이밍 노트북’을 도입해서 사진 작업까지 보충할 수 있는 것으로 하려고 할 생각입니다.
이미 북미권에서도 인기 있는 대만 브랜드 제품 1개를 후보 브랜드로 낙점해놓은 상태에서 구입 일정만 조율할 뿐입니다. 이미 전자상가에서 눈여겨본 것이 있었기도 했으니까요. 이 문제는 일단 비용 문제가 해결되면 고등학교 전산 기사인 제 지인과 함께 이 문제를 풀어나갈 생각입니다.
이렇게 올해는 ‘X자 돌림의 해’라고 불려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대규모로 무엇이건 다 바꾸는 한 해가 되었습니다. 코로나19 위기가 점점 진정되고 있고, 일상회복이 이제는 익숙해진 문제가 되면서 한 발달장애인의 삶도 주위 집기들을 대규모로 교체하는 모습을 통해 본격적으로 ‘되돌아오는 삶’을 보여주는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올해 장애인들의 삶도 이렇게 많이 바뀌기를 소망합니다. 이렇다저렇다 하는 소리가 다가오고 있으니 벌써 뭔가 선거 한 번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을까 하는 시점에, 다행히 내년에는 총선을 치러야 한다는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장애계가 변화하려는 욕구가 이제 ‘인내에도 한계가 있는’ 수준이 된 이상, 곧 변화의 열기는 올여름과 가을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터져 나올 것이라 믿습니다. 이제 점점 변화의 열기를 끌어올려 변화를 만들 시점이 이렇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제 변화의 열기를 모을 시점입니다.
어쨌든 제게 2023년은 졸지에 ‘X자 돌림의 해’로 결산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이런 속도로 갔다가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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