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1일. 오산에 거주하는 이상진(46세, 남, 궐동)씨가 화성시 병점역사거리 버스 정류장에서 저상버스를 타고 퇴근을 하려다 버스를 타지 못했다. 그리고, 결국 경찰에 연락을 취해 버스를 세우고 집에 갈 수 있었다. 해당차는 202번으로 오산교통 차량이었다.

이상진씨는 “서울에서 근무해요. 궐동 들어가는 버스가 일반 버스들 뿐이고(저상버스가 아니고) 우리 동네는 지하철 라인과 연동이 되어있지가 않아, 병점역에서 타게 되었다”라고 했다. 오산시의 이동 문제가 화성까지 확장되어 적용되고 있는 셈이었다.

이에 오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중심으로 오산교통 측의 사과를 받고 재발 방지 대책을 논의하고, 장애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병점역사거리 현장의 답사도 했다. 하지만 저상버스는 여전히 대부분 정차하지 않았고, 정차하더라도 정거장에서 도로 진입이 불편하고 좁다고 화성에서의 직접적인 대응을 요청해 왔다.

이에 화성동탄장애인자립생활센터와 화성장애인야학에서는 4월 28일 화성시청 버스혁신과에 공문을 통해서 동부출장소 직원과 현장조사 계획을 수립하고, 현장에 가서 직접 문제점을 발견하게 됐다.

이상진 씨와 화성동탄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화성장애인야학 등이 병점역 앞 저상버스 전수조사를 함께 했다. ©박선우이상진 씨와 화성동탄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화성장애인야학 등이 병점역 앞 저상버스 전수조사를 함께 했다. ©박선우

문제점은 ▲저상버스가 아니더라도 진입이 불가능했던 이상한 구조의 정거장 ▲기다릴 장소를 더 좁게 만들었던 정거장 광고판 ▲버스를 진입하지 못하게 하는 불법주차 차량 들과 병점역 쪽 우회 문제 ▲3차로에서 직진 등 운전원들의 무의식적인 운전 습관 등이었다.

화성장애인야학 류경희 실장은 “예전에 화성야학 밑의 정거장이 상황이 굉장히 좁기도 하지만, 이경희 전 교장이 있을 때 퇴근을 해야 하는 데 저상버스(708번)가 서지 않아서 퇴근하면서 몇 번이나 민원을 넣는 경우가 있었다”면서 “병점사거리 뿐만 아니라 1번 국도라인 화성시 경기대로 라인의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상진씨도 “오산교통만의 문제가 아니라 수원, 화성 모두가 같이 풀어야할 문제이며, 각 지역의 중증장애인 활동가들이 직접 나서자”라고 제안했다.

이상진 씨와 화성동탄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화성장애인야학 관계자의 회의 모습. ©박선우이상진 씨와 화성동탄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화성장애인야학 관계자의 회의 모습. ©박선우

현재 장애인이 이용하는 이동 수단이 비장애인에 비해 한정 되어 있다. 가장 편리한 장애인콜택시는 법정대수로 묶여 있고 시도 간 제한, 지하철은 엘리베이트와 승강장의 문제가 생기거나 지하철이 없는 곳에 살면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있다.

저상버스는 지하철이 갈 수 없는 곳까지 이동 가능하지만 저상버스가 정차하는 승강장의 문제, 버스기사 인식부족, 시민의식결 등 다양한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엉켜있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어느누구도 대중교통을 이용함에 있어 차별 없이,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하기에 앞으로도 참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았다.

많은 문제점 속에서도 화성시청 동부출장소 직원에 곧, 대책을 회신해 달라고 요청했고 얼마지 않아 답변을 받았다. 내용을 보니, 수원시와 오산시 운수회사에 장애인 이동 문제가 소통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화성야학 류경희 실장은 모니터링을 하러 몇 차례 병점사거리에 나갔고, 정차가 잘 이뤄지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생각해 보면 버스를 놓치면 다음 버스를 타기까지 40분 이상 지연되며, 시민이나 경찰에 도움으로만 갈 수 있다는 것은 비장애인이면 상상조차 할 수 있는 일인가? 장애인만이 느껴야 할 참으로 안타까운 불편함이자 제한적인 차별 상황으로 딱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각이었다.

현장조사 이후 시정에 협조 요청을 하고 소통하니, 비로소 변화되어가는 현실을 직접 겪었다. 그래서 인권위 진정은 하지 않기로 했다.

오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저상버스 도입을 위해서 문제가 있는 조례를 바꾸려 노력하며, 화성동탄장애인자립생활센터와 화성야학은 버스정거장을 모니터링을 하며, (사)사람연대는 오산교통 직원 교육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이상진 씨는 직접 안전벨트까지 메주는 급 친절해진 운전원에 대한 느낌을 온‧오프라인으로 열심히 전달한다.

*이 글은 화성동탄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박선우 센터장이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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