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계가 일주일간 천막농성과 선전전, 국회의원 면담 등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을 위해 끊임없이 국회의 문을 두드렸지만, 국회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라고 규탄했다.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이하 전장야협)는 23일 오전 10시 국회 앞에서 ‘장애인평생교육법 국회 교육위원회 심의 촉구 긴급농성 보고’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2020년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0년 전체 장애인의 55.7%가 중졸 이하의 학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같은 해 기준 전체성인의 평생교육 참여율은 36.8%지만, 장애인의 경우 0.2%만 평생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장야협은 장애인에 대한 교육으로부터의 만성적인 차별과 배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현직 교육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유기홍 의원,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과 함께 각각 2021년 4월 20일, 2022년 2월 4일 ‘장애인평생교육법’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장애인의 평생교육을 권리로 보장 ▲장애인평생교육에 대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무 명시 ▲장애인평생교육 전달체계 구축 등 내용을 담고 있으나, 각각 2021년 7월 14일과 2022년 4월 29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상정됐음에도 현재까지 아무런 논의조차 되고 있지 못하고 국회를 표류중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이들은 지난 16일 국회 앞에서 농성에 돌입, 21일과 22일 열렸던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장애인평생교육법을 논의하고 조속히 법안을 제정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국회의원 면담과 선전전, 법안 연내 제정을 촉구하는 엽서 쓰기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하지만 장애인평생교육법은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 심사와 교육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후, 법제사법위원회 체계·자구 심사를 거쳐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돼야 하는 등 지난한 과정이 남아있음에도, 이번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심의되지 못했다.
전장야협 유금문 사무국장은 “역시 이번 면담과정에서 장애인평생교육법의 제정을 반대하는 의원은 단 한명도 없었다. 하지만 적극적인 사람도 없었고 결국 심의 안건으로도 올라가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럼에도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기홍 교육위원장이 장애인평생교육법에 대한 공청회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남기기는 했다”면서 “3월 내 공청회를 열고, 4월에는 법안을 제정할 것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국회 앞 농성은 당초 예정돼 있던 계획에 따라 이날 철수했지만, 전장야협은 장애인평생교육법을 제정하기 위해 국회의원들과 면담을 하는 등 투쟁을 멈추지 않는다. 또한 전국의 각 단체에서도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을 촉구하는 선전전과 엽서 보내기 등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김포장애인야학 해방 사무국장은 “법안이 발의된 지 2년이 지났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법 제정을 요구했고, 일주일간 다양한 활동으로 투쟁을 전개했음에도 전혀 변하지 않는 현실이 참 서글프다”고 토로했다.
이어 “편견과 차별로 학령기에 교육을 받지 못한 장애인들이 늦게나마 배움을 구하는 것이 평생교육이다. 장애인은 이 평생교육을 권리로서 누려야 한다”며, “우리에게는 이제 쟁취만이 남아있다. 지치지 않고 투쟁해서 우리의 손으로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노들장애인야학 천성호 교장은 “학령기에서 차별받고 배제된 장애인들은 평생교육에서도 여전히 배제되고 있다. 학교도, 학원도, 평생교육시설도 제대로 이용할 수 없어, 공부를 가르치고 검정고시를 치르고 세상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야학을 만들어 교육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많은 부분 열악하다. 장애인들이 자신의 삶을 만들기 위해서는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제도적 조치도 지원도 없는 실정”이라면서 “더 이상 돈이 없다고, 다른 단체가 반대한다고 법 제정을 미루지 말고 조속히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하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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