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에게 정신장애와 신경다양성에 대해 물어보았다.chatGPT에게 정신장애와 신경다양성에 대해 물어보았다.

요즘 chatGPT라는 AI(인공지능)이 유행이다. 인공지능에게 궁금한 것을 문장형으로 자유롭게 물어보고 그 답변을 공유하는 것이 재미있는 놀이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에게 ‘디자이너’로 4행시를 해달라고 것이 큰 인기를 끌어 많은 사람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였다.

나의 관심사, 그리고 내가 chatGPT에 대해 궁금한 것은 역시 신경다양성이다.

그래서 나는 신경다양성에 대한 질문을 하기로 하였다. “정신장애가 pride(자부심)가 될 수 있을까?”

AI의 답변은 다음과 같았다.

정신 장애는 대개 개인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는 일상적인 활동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줄 수 있으며, 대인관계, 직업, 건강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신장애 자체가 자랑할만한 것이 아니며, 자랑스러운 것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정신 건강 문제를 가진 사람들은 이를 인식하고 스스로 돌봐야 함을 알려줄 수 있습니다. 또한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여전히 존재하므로, 이를 극복하고 이를 자랑스럽게 대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이번에는 질문을 바꿔서 물어보았다. “자폐가 pride(자부심)가 될 수 있을까?”

자폐는 대개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조건으로, 일상적인 활동이나 대인관계 등에 어려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자폐 자체가 자랑스러운 것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특성을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다시 질문을 바꿔보았다. “매드프라이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매드프라이드(mad pride)는 정신 건강 문제를 가진 사람들이 자신들의 정신 건강에 대한 스티그마와 차별을 극복하고, 자신들의 고유한 경험과 아이덴티티를 인정받고자 하는 운동입니다. 이 운동은 이들이 직면한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차별을 비롯한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인식과 대처 방식을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매드프라이드를 지지합니다. 정신 건강 문제를 가진 사람들은 스티그마와 차별을 경험하기 쉽습니다. 이러한 차별은 이들이 삶을 살아가는 데 큰 부담을 주고, 불필요한 고통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매드프라이드는 이들이 자신들의 정신 건강 문제를 부정하지 않고, 이를 포용하고, 그들이 직면한 문제를 극복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신경다양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라는 질문을 다시 해보았다.

신경다양성(neurodiversity)이란, 인간의 뇌와 신경계가 다양한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인식하는 철학적 운동입니다. 이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 ADHD, 우울증, 조울증 등과 같은 조건들이 "병"으로만 볼 필요는 없고, 각각의 조건에 따라 유니크한 인간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을 이해하려는 것입니다.

 

신경다양성의 관점에서는, 각 조건은 개인의 뇌와 신경계가 유일하게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결과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다양성은 인간의 진화와 생물학적 다양성의 일환으로 볼 수 있으며, 이러한 조건을 가진 개인들은 인간 경험의 다양성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앞선 두 개의 질문과 이후의 두 개의 질문은 본질적으로 같은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신경다양성의 중요한 전제조건은 뉴로 프라이드(neuro pride)와 어티스틱 프라이드(autisic pride), 매드 프라이드(mad pride)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자폐와 정신장애, 신경다양성을 자랑스러운 것이 아닌 부끄러운 것으로 치부하면서 다양성으로 존중해달라고 주장하는 것이 모순이다.

왜 답변 내용이 달라졌을까? 후자의 두 질문은 신경다양성과 매드프라이드라는 명사에 대해 물어본 것이고, 전자의 두 질문은 신경다양성과 매드프라이드가 함의하는 바를 질문한 것이다. 결국 인공지능은 신경다양성과 매드 프라이드의 의미는 기계적으로 학습했지만, 이들이 본질적으로 어떤 운동인지는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제2회 신경다양성 포럼’에서 김소윤 덕성여대 교수는 자폐 인식과 수용의 차이에 대해 말했다. 발표에 따르면, 인식은 ‘당신이 자폐가 있지만’ ‘받아들여준다’라는 의미이고, 수용은 자폐 특성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수용한다는 의미이다.

자폐 특성과 정신장애는 자랑스러운 것이 아니지만 이를 극복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인공지능의 답변은 인식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인식이 수용의 단계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뉴로 프라이드(neuro pride)에 대해 진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서 신경다양성 운동의 한계점을 지적할 수 있다. 신경다양성 활동가들은 ‘신경다양성’ 단어 그 자체를 브랜드화하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신경다양성 운동의 본질을 한국의 대중에게 제대로 설득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스스로 신경다양성이 자랑스럽다고는 말하지만, 그러한 신념이 일반 대중에게 받아들여졌는가에 대해서는 많은 아쉬움이 있다.

신경다양성에 대해서는 활동가 수준으로 잘 알면서, 뉴로 프라이드(neuro pride)는 모르는 것이 신경다양성에 그나마 우호적인 사람들의 인식일 수 있다. 이제 신경다양성 운동은 신경다양성 그 자체를 홍보하는 것을 넘어서, 신경다양성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에 대해 소통하고 설득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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