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진행한 칠갑산 얼음분수축제에 다녀왔다. 이날 오전 7시에 활동지원사와 함께 집을 나섰다. 8시 출발 예정이었기에 부지런히 서둘렀다. 복지관에 도착해보니 이미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도착해있었고, 정시에 출발했다. 거리는 제법 멀었다. 2시간 3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안성 휴게소를 잠시 들린 다음, 축제장인 알프스 마을에 도착했다.

칠갑산 얼음분수축제. ©조현대칠갑산 얼음분수축제. ©조현대

공기도 맑고 날씨도 따듯했다. 나들이하기에는 가장 적합한 날이었다. 축제장 안에는 눈이 가득 쌓여있었다. 옛 추억을 되살리며 어린 시절 논에서 타던 얼음 눈썰매를 탔다. 튜브에 앉아서 타는 눈썰매도 4~5번 탔는데, 속도가 제법 빨랐다. 처음에는 속도가 너무 빨라 속도를 줄여가면서 탔다. 이후에는 부딪히는 게 없다는 것을 인지해 속도감에 몸을 맡겼다.

그 후 필자는 밤을 굽기로 했다. 장작불에 굽는 것이었고, 긴 쇠붙이에 밤을 담아 구웠다. 재도 튀고 불도 튀어 잘못하면 화상을 입기에 충분했다. 열은 너무 뜨거워 밤을 굽기에도 적절하지 않았다. 활동지원사가 있었지만, 시각장애인에게는 자칫 잘못하면 화상을 입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복지관에서 이런 행사를 준비할 때는 안전이 항상 우선이 돼야 한다. 좋은 기분으로 여행을 갔는데, 화상을 입고 다친다면 본인도 마음이 안 좋을 것이고 주최 측 역시 마음이 안 좋을 것이다. 복지관에서도 마음이 좋을 리 없다.

얼음분수축제를 즐긴 후, 점심을 먹고 천장호 출렁다리에 도착했다. 하늘이 맑아 좋았다. 큰 호수와 함께 출렁다리를 걸으니 포근함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서울에서는 느낄 수 없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1시간 정도 걸었다. 이번 나들이는 다른 복지관 프로그램보다 피곤하지도 않고, 몸이 한결 가벼웠다. 적당한 시간에 프로그램이 끝났다.

천장호 출렁다리에서. ©조현대천장호 출렁다리에서. ©조현대

단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프로그램 이용료다. 복지관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면 이용료를 부담해야했는데, 경제적으로 힘들어하는 이가 내 주위에 있었다. 같이 가자고해도 본인은 돈 내는게 싫다고 했다. 이용료를 받는 이유가 있겠지만, 기초수급 및 차상위계층은 비용을 50%만 받는 방법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또 아직 코로나가 끝나지 않았다. 차에서 일부 사람들이 음식물을 섭취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안전을 위해 이런 것들은 자제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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