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이하 전장연)의 단독면담이 어렵게 성사됐지만, 서로의 입장을 좁히지 못하고 각자의 요구와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다가 끝이 났다.
2일 오후 3시 30분 서울시청 간담회실에서 열린 면담에는 서울시 측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 김상한 복지정책실장, 전장연측에서 박경석 상임공동대표을 비롯한 2명의 대표자가 참석했다.

오세훈 시장은 “이 자리도, 부탁도 간단명료하다. 더 이상 지하철 세우거나 지연시키는 시위는 자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서울시민들이 입는 피해가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 그동안 여러 차례 시위를 통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정부에는 무엇을 요구하는지 충분히 알려졌다. 더 이상 극단적 형태 시위하지 않아도 정부도, 서울시도 충분히 요구하는 바를 알고 있으며, 서울시민들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지난달 30일 오세훈 시장이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지하철 지연 시위를 절대 용인할 수 없고 발생한 손해액에 대해서는 반드시 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받을 생각”이라고 강경하게 발언한 것과 달리 이번 면담에서는 전장연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앞서 서울교통공사는 전장연을 상대로 지하철 불법 시위에 대한 피해 5,145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추가적으로 6억 145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박경석 대표는 전장연이 왜 지하철을 탈 수 밖에 없었는지 그 원인과 이유를 알아달라고 힘주어 말했다.
박 경석 대표는 “‘무정차’, ‘대중교통은 1분이라도 늦으면 큰일난다’ 등 시장님으로서 우려되는 부분을 잘 말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희는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이동하지 못하는 현실속에서, 2001년 오이도역에서 장애인이 리프트를 이용하다 사망한 이후 22년째 장애인의 이동권, 노동권, 교육권, 자립생활같은 기본적인 권리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전장연이 요구하는 장애인권리예산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탈시설’이 주요 쟁점에 올랐고, 이에 대한 서울시와 전장연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박경석 대표는 “탈시설은 우리가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UN 장애인권리위원회가 권고한 내용을 인식하고 외치고 있을뿐”이라며 “권고에 따라 우리나라 정부와 지자체는 모든 형태의 시설을 폐지하고 신규시설 입소를 금지하며 시설에 대한 투자를 막아야 한다. 또 전략적으로 탈시설을 이행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에 김상한 복지정책실장은 “UN 장애인권리협약에 대해 이야기해주시는데 이는 시각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면서 “전체적인 맥락을 보면 탈시설의 가장 기본적인 개념은 시설에 거주하든 지역사회에 거주하든 주거형태와는 관계없이 자립생활을 할 수 있느냐는 부분”이라고 반박했다.
면담을 마치며 오세훈 시장은 재차 지하철 지연을 수반하는 시위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고, 박경석 대표는 오 시장에게 기획재정부에 장애인권리예산 보장 요청 및 탈시설을 반대하는 장애인단체와 서울시, UN 장애인권리위원회 등 사자면담 등을 요구했으나 양측 모두 요청에 대한 확답을 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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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면담을 마친 뒤 박경석 대표는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지하철 투쟁 중단에 대한 요구에 대해서는 동료들과 상의하고 검토 후 3일 오전 8시 혜화역에서 진행되는 지하철선전전에서 입장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면담은 30분에 불과해 이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박 대표는 “원래 1시간을 전달받았는데, 다른 장애인단체와의 면담이 있다며 30분으로 줄었다. 이견이 있는 것은 토론도 해야하는 데, 시간이 부족하다보니 충분히 말을 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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