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농장에서 토마토를 수확한 말라위 장애아동 부모들. ©밀알복지재단공동농장에서 토마토를 수확한 말라위 장애아동 부모들. ©밀알복지재단

밀알복지재단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11개국에서도 아동결연사업, 재활복지사업 등 장애인과 취약계층의 자립과 사회통합을 위한 국제개발협력사업을 펼치고 있는데요. 특히 아프리카 말라위에서는 공동농장 사업을 통해 장애아동 가정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밀알복지재단 대학생기자단은 말라위 현지에서 일하고 있는 이예은 대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Q. 공동농장 사업의 추진 배경이 궁금합니다.

마을에서 공동농장 사업을 실시하기 전, 간단한 장애 인식 설문조사를 했었는데요. 가장 많이 나온 답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 ‘구걸해서 살아야 하는 사람’이었어요. 말라위에서는 2012년 무상교육, 고용촉진 및 소액대출을 포함한 장애인법이 제정되었지만, 실행체계와 모니터링이 미비해서 실질적 진행률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말라위의 장애아동 부모들은 경제활동을 하는 시간에는 방문을 잠그고 아이를 가둬두는 경우가 많아요.

이에 밀알복지재단 말라위지부는 지난 2021년부터 한국국제협력단과 함께 공동농장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장애아동 부모들에게 공동농장에 참여토록 하여 소득 창출을 돕고, 장애아동 보호와 교육을 동시에 진행하는 사업입니다. 이를 통해 마을이 주도적으로 장애가정의 재활을 이뤄내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Q. 공동농장은 어떻게 운영되나요?

공동농장은 ‘지역사회 중심 재활’(CBR, Community Based Rehabilitation)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는데요. CBR이란 장애인과 그 가족, 지역 중심이 함께 참여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밀알은 공동농장의 노동 시간, 멤버십 비용, 패널티 등 운영규정을 공동농장의 참여자인 장애아동 부모들이 스스로 정할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또 지역사회 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와 주민들을 연계하는 역할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말라위 정부가 소작농들을 위해 제공하는 프로그램들, 예를 들면 씨앗이나 비료를 배분한다던가 할 때 공동농장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그리고 공동농장 참여자들의 능력이 향상되도록 비료 사용법, 우기·건기 농사법, 농작물 판매법 등을 주기적으로 교육해요. 한 달에 한 번씩 현지 직원이 나가서 각 공동농장이 잘 운영되는지, 농작물 현황이 어떤지, 농사에 자발적으로 잘 참여하는지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어요.

Q. 공동농장을 통해 어떤 변화가 일어났나요?

우선 경제적 변화가 가장 큽니다. 사업 시작 전, 참여자들에게 소득수준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었는데요. 평균 월 소득이 한화로 3천 원이 안 됐어요. 그런데 공동농장 참여 이후에는 월 소득이 9만 원까지, 약 30배 증가한 사례도 있어요. 소작농 대부분은 관개 시설을 부담하기 어려워 우기 농업만 하는데, 밀알에서 관개 시설을 지원한 공동농장은 건기에도 농사를 지어요. 건기에 농사하는 사람이 많이 없어 건기에 수확한 옥수수, 토마토 콩 등이 굉장히 비싼 가격에 팔리다보니 소득이 증가하는 거죠.

두 번째 변화는 ‘건기에도 농작물을 수확할 수 있구나!’ 같은 인식의 변화입니다. 건기에는 마을 대부분 농지가 허허벌판이거든요. 그런데 공동농장만 푸른 작물들이 보이더라고요. 저희가 나중에 이곳을 떠나더라도 마을 사람들이 ‘우리는 건기에도 농업을 할 수 있지’ 생각하며 농사짓길 기대하고 있어요.

Q. 말라위 장애인의 자립을 위해 또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말라위 6개 마을에 장애인 위원회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어요. 장애인위원회는 마을 내 장애인 복지 수요 등을 조사하고, 국제기구나 정부 기관에서 하는 복지사업에 장애인도 포함할 수 있도록 연계하고 있습니다. 또 중증·경증 장애아동이 교육받을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장애아동 교육센터 및 장애통합 영유아센터를 운영하고 있고요.

재봉제품을 생산해서 판매하는 공동작업장도 운영하고 있어요. 장애인 근로자들이 제작한 파우치나 앞치마 등을 상품화하여 주로 외국인 관광객에게 판매하고 있어요.

이 밖에도 지역 정부와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장애 인식 개선 옹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세계 장애인의 날’을 날에는 정부 관계자도 초청하여 장애 인식개선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장애인이 무대에 나와 공연을 펼쳤고, 비장애인을 대상으로 장애 체험 활동을 진행하기도 했어요.

장애인 근로자가 공동작업장에서 파우치를 제작하고 있다. ©밀알복지재단장애인 근로자가 공동작업장에서 파우치를 제작하고 있다. ©밀알복지재단

Q.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나 목표가 있나요?

2021년 절대빈곤선 기준인 2달러 이하로 살아가는 사람이 아직도 아프리카와 다른 개발도상국에는 너무 많아요. 2021년 말라위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초등학교의 중학교 진학률이 10% 이하입니다. 한국에서는 교육받는 권리가 당연한데 말라위는 아직도 그런 환경과 제도가 부족합니다.

말라위의 장애인들이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하고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밀알복지재단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말라위의 장애인들의 권리 보장을 위해 노력하고, 장애인식 개선 활동도 계속해서 이뤄나갈 예정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밀알복지재단 말라위 지부에서 사용하는 캐치프레이즈가 있습니다. ‘beyond disability’인데요, 말라위의 장애인들이 장애를 넘어서는 일을 많이 실현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원하는 꿈을 제한 없이 꾸었으면 좋겠습니다.

말라위 공동농장의 장애아동와 부모들. ©밀알복지재단말라위 공동농장의 장애아동와 부모들. ©밀알복지재단

말라위는 최빈국으로 국가산업 전반이 농업에 의존하는 사회경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말라위에서 장애인 가정 중심의 공동농장을 운영함으로써 밀알복지재단은 취약계층의 주체성을 강화하고 구조적 선순환이 이뤄지도록 돕습니다. 기자단은 인터뷰를 통해 말라위의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말라위 공동농장과 밀알의 해외사업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밀알복지재단 대학생기자단 태지우‧하정빈 단원이 보내 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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