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하는 세계 속의 장애인 인물은 영국의 여성 장애인으로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패션 사업을 하는 샌디 로버츠입니다. 그녀는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 장애인 옹호자자, 장애인 패션 모델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5월 로버츠는 여성 장애인에게 권한을 부여하기 위해 국가가 제정한 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역할 모델상 후보 지명을 받은 후 장애로 인한 삶을 변화의 동기로 삼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인간은 대단합니다. 우리는 불완전하지만, 우리는 강합니다. 우리는 강력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그녀는 지난해 본 상을 받지 못했지만, 장애인의 역할 모델로 그녀의 영향력은 점차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영국 여성 장애인 패션 전문가 ‘샌디 로버츠’ ⓒ비비씨닷컴영국 여성 장애인 패션 전문가 ‘샌디 로버츠’. ⓒ비비씨닷컴

올해 52세의 로버츠는 직장인으로 잘살아왔습니다. 그러던 2019년 직장에서 쓰러진 뒤 그녀의 삶은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비장애인에서 장애인으로의 변화입니다.

그녀가 처음 쓰러졌을 때는 단순하게 뇌졸중이 의심된 진단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최종 진단은 신경계 기능에 문제가 있는 기능적 신경 장애가 발생했음을 진단받았습니다. 이때로부터 휠체어를 사용하는 로버츠는 중도 장애 발생 초기에는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릴 뻔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로버츠는 자신이 처한 현실을 이해하고, 새로운 비전을 세우고 새 삶을 사는 데 더 집중했습니다. 그녀는 장애 수용 과정을 지나 타 장애인을 위한 삶을 사는 데까지 장애 이해의 폭을 확장했습니다.

그녀는 한 텔레비전의 아침 프로그램에 장애 자부심 전문가로 출연하기도 하고, 2022년 2월에 열린 런던 패션 위크 동안 휠체어 사용 패션모델로 무대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로버츠는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패션 가이드 <롤 위드 스타일>이라는 회사의 대표로 다양한 패션 제품을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홍보하고 있습니다.

SNS에서는 약 4만 명의 팔로워를 두고 있는 로버츠는 자신이 직접 모델로 나서서 제품 광고를 하고 있습니다. 패션 전문가들은 그녀의 제품을 “재미있고 창의적이며 힘을 실어주는 콘텐츠”로 평가합니다. 그녀의 패션 사진들은 팔로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영국 여성 장애인 패션 전문가 ‘샌디 로버츠’ ⓒ비비씨닷컴​​영국 여성 장애인 패션 전문가 ‘샌디 로버츠’. ⓒ비비씨닷컴​

로버츠가 가진 신체에 대한 신뢰와 개방적인 태도는 많은 사람에게 장애 이해의 폭을 넓혀 주고 있습니다. 그녀는 2021년에 유니버설 SNS 콘텐츠 개발에 앞장서는 홍보대사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최근 한 인터뷰에서 로버츠는 SNS에 올리는 제품 사진을 일부는 부정적으로 보는 데 대하여 강력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그녀는 다양한 브랜드 회사들의 모델이 되어 제품을 소개하는데, 그중에는 고급스러운 란제리와 수영복 등도 있습니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50대 여성 모델이 고급 란제리 모델로 등장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많은 금기에 직면하기도 합니다. 여성 장애인 모델에 대한 성적 비하 등이 그 한 예가 될 것입니다. 그녀는 이러한 사회적 장애 인식에 따끔한 일침을 날립니다.

“여성 장애인으로서 내 몸에 편안함을 느끼고 자신감을 느끼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답니다. 처음에는 이전의 나와는 다른 모습 때문에 완전히 단절된 느낌도 있었답니다. 잃은 것을 슬퍼하며 간절한 그리움으로 뒤를 돌아보기도 했답니다. 하지만, 내가 이전 상태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깨닫자 나는 나를 받아들이기 시작했지요.”

그녀는 중년과 노년의 여성들은 모든 것이 끝났다는 느낌, 사라지는 느낌, 보잘것없는 느낌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여기에다 장애를 더하면, 한 사람의 인생은 말할 수 없이 위험하고, 외로우며, 이 사회에서 표류하게 된다고 그녀는 중년 이후의 여성과 여성 장애인이 처한 현실을 전합니다.

사람들이 장애가 있는 신체를 자연스럽게 대하고 볼 수 있도록, 그녀는 패션 사업, 인권증진, 장애인식, 모델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 발행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중증 장애가 생애 중간에 발생하면 기존의 삶으로 복귀하거나 회복하는데 평균 2년 반이 걸린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영국이나 독일 등의 선진국을 그 기간이 조금 더 빠르고, 사회 경제적 제도가 미비할수록 중도 장애 발생 이후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는데 필요한 재활 기간이 더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필자는 세계 속의 장애 인물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유럽이나 경제적으로 부유한 국가들에서 발생한 중도 장애인의 사회 복귀 기간이 매우 신속하게 진행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사회 제도가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중도 장애인을 위한 지원이 잘 되어 있다는 간접증거지만, 경제적으로 취약한 국가는 중도 장애인의 재활은 개인의 의지에 좌우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도 발생 장애인의 재활과 사회로의 복귀는 국가의 사회 제도적 지원의 중요성과 함께 개인의 장애인식 및 수용의 태도도 또한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평범한 한 여성이 하반신 마비 장애인이 되었지만, 자신을 포함한 중년 이후의 여성 및 장애 여성들을 위해 사업가로 재기한 샌디 로버츠의 경우는 매우 고무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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