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영등포 타임스퀘어 CGV를 자주 방문한다. 영화를 좋아하고 클래식 공연도 좋아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KT가 주최하는 ‘마음을 담은 클래식’을 보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찾았다. KT는 매달 마지막주 금요일에 공연을 한다.

공연장에서 티켓을 받아들면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티켓에는 공연명과 시간, 좌석이 적혀 있지만 시각장애인들은 알아볼 수 없어서다. 활동지원사 또는 비장애인을 통해 안내를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늘 있다. 그때마다 티켓에 점자가 출력돼 나온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불편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티켓을 읽을 수 없어 비장애인을 통해 ‘C블럭 3번’ 이렇게 안내받은 후, 또 활동지원사나 다른 이의 도움을 받아 어렵게 좌석에 착석해야 한다. 이때 역시 좌석에는 점자가 부착돼 있지 않아 많이 불편하다. 특히 KT 클래식 공연에는 공연이 끝날 무렵, 추첨을 통해 호텔 식사권 및 소정의 선물을 제공한다. 그때 또한 내 좌석을 다른 사람을 통해 안내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긴다.

이렇다 보니 시각장애인은 항상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되고 만다. 성격이 내성적인 사람이라면, 물어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그런지 장애인들 중에는 자신감이 없는 사람도 꽤 있다.

언제까지 시각장애인들이 단순한 배려로 해결될 문제를 감수하고 살아야 될지 모르겠다. 공연장 및 영화관 좌석에 점자를 부착하는 일은 돈이 많이 드는 일도 아니고, 어려운 일도 아니다. 점자 티켓 역시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등 대형 공연장에는 점자 프린터기를 설치하도록 한다면, 이 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연장 및 영화관 좌석에 점자를 의무화하는 법이 만들어져야 한다. 입법이 이뤄진다면, 앞으로 만들어지는 공연장은 물론이고 영업 중인 공연장도 그렇게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시각장애인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장애인 국회의원들도 노력해야 할 것이다. 공연장을 찾는 시각장애인과 관련 유관기관들도 합세하면 별로 어렵지 않게 해결되리라 본다.

필자 역시 공연장에 이런 문의를 하면 “잘 모르겠다, 알아보겠다”는 의례적인 답을 듣게 된다. 이제는 시각장애인들이 사소한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고, 한 명의 소비자로서 대접을 받는 그런 날이 조속히 오기를 바란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