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카타르 FIFA 월드컵이 대중화시킨 명언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구호였습니다. 본디 컴퓨터 게임 시합, e-Sports에서 유래한 표현인데, 이 구호는 또 언론에서 졸지에 만들어졌지만, 그 대상이 결국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승리에 대한 의지 등을 표현하는 새로운 표어가 되었습니다. 실제로 기적적인 승리를 가져오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성과는 그러한 것을 ‘추가시간 골 전문가’라는 표현을 쓰며 FIFA도 인정하는 일이라고 하니 얼마나 우리가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올해 제 삶이나 장애계의 모습을 그 구호에 빗댈만할 것 같습니다. 그것이 아니었으면 2022년을 설명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일단 제 삶부터 이야기하겠습니다.
2022년을 시작할 때에는 저는 다시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었던 와중이었습니다. 게다가 실업급여도 나오지 않는 터라, 빈털터리 신세를 극적으로 면한 것이 다행이었을 정도입니다. 딱 한 번 ‘0원’이라는 잔고가 있었지만 그나마 이것은 월급 지급일 전날 기술적인 문제로 빚어진 사태였을 뿐, 실질적으로는 ‘0원’이 아니었습니다. 그다음 날 진짜로 월급이 ‘충전’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삶도 위기를 맞이할 뻔했지만, 다시 극적으로 취업에 성공해서 졸지에 2022년도 2020년에 이어 두 번째로 보통 사람들도 달성하기 어려운 ‘회사 2개 다니기’에 성공한 것입니다. 이제 2022년이 저물면서 2023년 첫 평일에 출근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일 수 있을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번 직장은 무려 ‘9번째’라는 것입니다.
일전에 믿거나 말거나 성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역술인도 직장 이직이 잦을 운명이고 이것은 숙명적인 문제라, 결국 공공분야 입성 이런 것이 이뤄지지 않는 한 계속될 운명이라고 지적했을 정도이기에 그렇습니다.

한편으로는 그러한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단단히 도전하여 정부 공인 장애인식개선강사인 직장 내 장애인식개선 강사(한국장애인고용공단 발급)와 장애인식개선 전문강사(한국장애인개발원 발급)를 모두 취득하는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저는 그것을 2022년 1월 1일 블로그에서 반드시 취득하겠다고 공약했는데, 진짜 2022년에 모두 취득하는 데 성공하여 이제 법정 장애인식개선 강의를 뛰라면 얼마든지 갈 수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심지어 전문강사 취득때는 심사위원이 대놓고 “장지용 씨의 장애인식개선 강의에서 제일 중요한 점은 장지용 씨 그 자체가 장애인식개선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달라”는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실 장애인개발원에 확인해보니 이 자격을 취득한 발달장애인이 제 이전에는 전혀 없는, 즉 발달장애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전문강사 자격을 취득한 것이라고 증명해왔습니다.
제 통장에 들어있는 계좌도 그동안 비어있었던 돈이 많이 회복하여 얼마 안 있으면 지난 3년 전에 이야기한 ‘대외대충자금’ 계좌를 언급했을 때 시점 수준으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과거에 재정위기가 너무 크게 다가와서 진짜로 재정위기까지 찾아올 정도였는데, 이제 적어도 1달 반 어치의 생활비까지 정도는 보충되었으니 다행이긴 합니다.
이 정도면 2023년 해외 여름휴가도 가능성은 있어 보입니다. 지금 지인과 2023년 해외 여름휴가 논의가 벌써부터 시작될 정도였거든요. 목적지는 일본이나 대만 둘 중 하나가 될 것인데 지금 상황을 봐서는 일본이 유력해 보입니다. 환율이나 방역정책 등이 최종 운명을 결정할 것입니다. 다만 유일하게 확정된 것은 그곳에서 프로야구 한 게임을 보고 온다는 것뿐입니다.
장애계의 2022년도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달려왔다고 느껴집니다. 일단 올해 최대의 성과인 선택의정서 비준 성공과 UN 장애인권리위원회(Committee on the Rights of Persons with Disabilities, CRPD) 국가권고안 채택 자체는 거대한 성공이었고 이것을 위해 몇 년 동안 준비하고 투쟁해왔던 것이 이 거대한 성과로 되돌아왔으니 말입니다.
다만 선택의정서가 무엇인지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고, UN 권고안이 있다는 사실 자체도 대외적으로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터라, 2023년 장애계의 과제는 2022년의 두 성과를 어떻게 대중들에게 잘 알려서 장애 문제의 전환점으로 유도할 수 있을지가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사실 제가 있는 estas도 UN 권고안 작성을 위해 TF까지 구성해가며, 그리고 저도 간접적으로 참여해 UN에 제출된 estas 보고서에도 제 이름이 영어식 표기인 ‘Alvis Cyrille Jiyong Jang’이라는 이름으로 당당히 적혀있기도 했습니다.
올해 진짜 꺾이지 않고 투쟁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시위는 이 정도 수준으로 장애인 투쟁이 끊어지지 않았음을 증명한 것이기도 했습니다. 장애인 이슈는 사실 끝나지 않은 이슈임을 다시금 보여준 계기가 되었지만, 어쨌든 이제 불어닥칠 백래시에 주의하여야 할 뿐입니다.

자폐 관련 이슈에서도 큰 진전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자폐성장애 이슈를 공론으로 만들지 못했던 자폐계도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자폐성장애 이슈를 공론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명분을 확보했고, 이제 그것을 어떻게 유지하면서 자폐성장애 이슈를 이제 장애계와 한국사회에 어떻게 끌고 갈 수 있을지를 2023년에는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모습으로 자폐인이 주목받은 것은 다양한 곳에서 자폐인들이 여러 방면으로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투쟁해온 것이 이제야 한둘씩 증명되고 있을 뿐입니다. 사실 저도 그 시점에 엄청 초대받아가면서 자폐성장애를 소개하는 일을 맡아서 저도 많은 활동을 했다고 자부합니다.
estas에서는 이때의 상황을 일명 ‘우영우 투쟁’이라는 별칭을 붙일 정도로 2022년 여름은 거기에 오티즘 엑스포까지 치르는 등 대단히 바쁜 여름, 어떻게 보면 ‘가장 뜨거운 여름’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이렇게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살아온 2022년은 이제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2022년은 어떻게 보내셨는지요? 여러분의 삶이나 여러분이 바라본 2022년의 한국 장애계는 어떤 느낌이었을지 궁금합니다.
제 삶이나, 장애계나 모두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살아왔기에 2022년은 그렇게 의미 있게 보낸 듯합니다. 그러한 2022년의 마침표를 이제 확실히 찍고, 이제 다가올 2023년을 1월 1일 동트는 모습을 지켜보며 맞이합시다. 이제 코로나19 위기도 많이 줄어들었고, 이제 크리스마스 예배·미사도 제한이 완전히 풀린 상태로 거행된 만큼 2023년 1월 1일 동트는 모습은 이제 다시 바깥공기를 느끼며 맞이해봅시다.
참, 2023년에도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을지는 저는 아직 답을 못 드리겠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어쨌든 2023년에도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다면 ‘더 빵 터지게’ ‘더 울림 있게’, 그리고 더 중요한 ‘더 장지용적인’ 이야기로 함께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될 수 있다면 2023년 이맘때도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이 있으시면 2023년에도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게끔 많이들 신에게 빌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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