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우리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이하 한뇌협)는 올 한해도 뇌병변장애인의 인권과 삶의 질 향 상을 위해 뇌병변장애인 4대 정책요구안, ▲뇌병변장애인 권리지원 정책 수립, ▲건강권 및 의 료지원 체계 강화, ▲장애인 의사소통 권리증진 및 지역사회 인프라 구축, ▲보조기기 지원정 책 전면 개선 및 개별맞춤 지원을 중심으로 여러 활동들을 전개해 왔다.

협회 차원에서는 11주년 WCPD(세계뇌병변장애인의날)를 기념하며, 106인의 뇌병변장애인 권 리옹호 실천그룹인 ADVOCACY 106을 조직, KCPD(세계뇌병변장애인의날 한국위원회) 준비 위원회를 결성하였다. 한편, UNCRPD(유엔장애인권리협약) 2,3차 심의 대응에 함께하며 ICRA (국제의사소통장애인권리동맹)라는 조직을 만나 뇌병변장애인 권리향상을 위한 지구적 연대를 확장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서울시 뇌병변장애인지원 마스터플랜이 막바지에 접어들어 그 이행룰을 높이기 위해 서울시와 자치구를 추동하는 활동들과, 이를 모델로 전국 지자체에 뇌병변장애인 지원체계를 확산해가는 각종 활동들을 전개했다. 그 결과 서울 노원과 구로에 뇌병변장애인 비전센터가 추가로 개소되 었고, 제주, 경북 등의 지자체에서 뇌병변 및 의사소통 관련 서비스들이 마련되기도 했다.

올 해 대구 달서구, 서울 노원구에 추가로 제정되면서 전국 7개 광역자치단체, 6개 기초자치단체에 의사소통 권리증진 조례가 제정되었다. 또한 작년 경기도에 이어 바로 며칠 전 인천에서도 뇌병변장애인지원조례가 제정되기도 했다. 

이러한 지자체 차원의 일련의 성과들에 반해, 안타깝게도 중앙정부 차원의 성과들은 전개했던 투쟁에 비해 미미하다. 한뇌협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함께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장애인권리예산·권리입법 쟁취 한국판 T4(Aktion T4) 철폐’ 컨테이너 농성 을 650여 일째 이어가며, 1년간 거의 매일 아침 2023년 장애인권리예산 확보를 위한 지하철 선전전과 릴레이 삭발투쟁도 전개했다.

이는 장애인권리보장법, 탈시설지원법 등의 제정과 이 동권의 완전한 보장, 중증장애인권리형일자리 확대 등을 통해 통합사회 실현을 위한 지역사회 환경구축을 위한 투쟁이다.

대통령선거와 동시지방선거를 통해 새로운 정부와 지자체가 들어서며 장애인의 권리도 좀 더 확장될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감을 갖기도 했으나, 기대가 실망과 분노로 바뀌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대통령 선거 전부터 현재 여당의 당시 당대표가 전장연의 투쟁방식을 비판하며 장애인의 권리가 사회적으로 공론화되었으나, 장애인에 대한 혐오를 공개적으로 확산시키는 부정적인 효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새로이 당선된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은 장애인, 노동자, 빈민 등 사회적 소수자들의 생존권 투 쟁에 대해 ‘떼법은 통하지 않는다’며 무시로 일관했다. 그 결과 우리가 제시한 장애인권리예산 은 0.8% 증액되는 데 그쳤다.

한뇌협이 제안했던 뇌병변장애인 관련 예산은 단 한 푼도 반영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오세훈 서울시장은 신년 지하철 선전전 재개를 선언한 전장연에 대해 강경 진압을 예고하며 협박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어둠 속에서 우리 뇌병변장애인들은 의사소통, 건강권 등 다양한 지원의 사각지대에서, 국가의 책임 방기로 돌봄의 부담을 오롯이 질 수밖에 없는 가족들에 의해, 소리 없이 죽어가고 죽임을 당하는 일상을 버텨내고 있다.

2023년 계묘년(癸卯年), 30돌을 맞이하는 우리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의 앞에는 도약의 기 회와 도전해야 할 과제들이 동시에 놓여있다. 정부의 강도 높은 탄압에도 불구하고, 장애인권리예산·권리입법 쟁취를 위한 연대 투쟁은 더욱 강력하게 이어나가야 한다.

지자체의 조례들이 실질적인 사업과 서비스로 이어지고, 사업과 서 비스들은 제도로 이어질 수 있도록 더욱 영리한 투쟁을 기획해야 한다. KCPD 본조직을 결성 해 뇌병변장애인의 권익향상을 위한 실천 활동들을 국내외로 더욱 확산시켜야 한다.

계묘년은 밤토끼의 해, 어둠 속에서도 성장을 위해 분주하게 노력하는 해라 한다. 2023년 한 해, 토끼의 부지런함과 예민함으로, 보다 단단하고, 보다 영리하며, 보다 넓게 투쟁하는 한뇌협 을 기대해 본다.

2022년 12월 29일

사단법인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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