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골프(park golf)는 공원처럼 작은 공간에서 즐기는 스포츠로 정식 골프 경기와 방법은 비슷한데, 나무로 만든 클럽 하나와 공 하나만 있으면 된다.

파크골프는 1984년 일본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파크골프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가리지 않고 누구나 즐길 수가 있으며 특히 장애인 체육 종목에 포함이 되면서 요즘은 많은 장애인이 파크골프에 참여하고 있다.

부산의 파크골프는 주로 삼락생태공원 안에 있는 파크골프장에서 공을 치는데 이 골프장을 이용하는 사람만 해도 수백 명이다. 그런데 파크골프를 치는 사람들은 어딘가에 소속이 되어 있다. 비장애인 단체에서는 장애인이 가입하는 것을 특별히 가리지는 않으나 장애인들은 장애인파크골프협회 소속이다. 부산장애인파크골프협회에는 현재 8개의 클럽이 소속되어 있는데 필자가 속한 하사가클럽도 그중의 하나다.

강신주 회장의 인사. ⓒ이복남강신주 회장의 인사. ⓒ이복남

하사가파크골프클럽이 2012년에 창립하여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하사가 클럽에서는 한 달에 한 번 월례회를 하는데 10주년 기념행사를 어떻게 할 것인가. 대규모 행사를 하자는 설과 다른 곳에서 조용하게 우리끼리 치르자는 등 그동안 여러 차례 설왕설래했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합의를 한 것은 삼장구장에서 우리끼리 조용하게 치르자는 것이었다.

12월 10일 토요일, 겨울임에도 날씨는 화창했다. 강신주 회장과 설순순 총무 등 집행부에서는 하사가클럽 10주년 기념 타월을 준비해서 각 클럽에 하나씩 돌리고, 떡을 몇 되 해서 하사가클럽 10주년임을 알리고 모든 사람이 먹게 했다. 그리고 이벤트로 구장에 있는 모든 회원, 모든 회원은 아니고 장애인 클럽 회원들만 ‘어울림 한마당 니어핀 대회’로 푸짐한 상품을 준비했다.

사회를 본 이영우 경기위원장이 강신주 회장을 소개했다. 강신주 회장은 지난 10월 울산에서 개최된 제42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파크골프 부분에서 금메달을 수상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장애인스포츠지도사 자격을 취득했다.

강신주 회장이 축하 촛불을 끄고. ⓒ이복남강신주 회장이 축하 촛불을 끄고. ⓒ이복남

강신주 회장의 인사가 끝나고 이영우 경기위원장이 간단한 연혁을 소개했다. 하사가클럽은 2012년 9월 15일 창립했는데 초대 회장은 현 부산장애인파크골프협회 회장인 김정포 회장이었다. 2014년에 금인하 회장이 취임하여 그동안 연임을 하였고, 2022년 안인찬 회장이 취임하였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하여 지난 9월 4대 강신주 회장이 만장일치로 선임되었다.

현재 하사가클럽 회원은 총 19명인데 오늘은 두 명이 불참하여 17명이 참석하였다. 그 대신 옵서버와 활동지원사가 참여하여 19명이 되었다. 회원들은 개인전 18홀을 돌고 니어핀 대회를 하고 단체전은 B 코스에서 9홀만 하기로 했다.

그리고 개인전은 등수를 매기되 상품은 등수에 따라 먼저 고르게 했다. 상품은 화장지, 찹쌀 5kg, 세제, 라면 등 다양했다.

개인전에 출전하는 조는 남녀로 구분 없이 제비뽑기로 조를 추첨으로 했고, 단체전도 2인 1조로 추첨으로 했다.

버드나무 위에서 참새가 짹짹짹. ⓒ이복남버드나무 위에서 참새가 짹짹짹. ⓒ이복남

집행부에서는 잔칫날답게 팥시루떡과 김밥, 편육과 김치, 밀감, 커피와 차, 그리고 막걸리를 준비했다. 우리 회원 외에는 하사가클럽 10주년 기념 떡이라고 B 코스 입구에 떡을 가져다 놓았는데 사람들은 너도나도 즐겨 떡을 먹었는데, 어떤 사람은 아예 그 앞에 앉아서 떡을 독차지하는 것 같아서 설순순 총무는 결국 게임에 출전하지 못하고 떡을 지켜야 했다 “하사가클럽 기념 떡이니 혼자서 다 먹지 마세요.”

개인전이 시작되었다. 남녀 구분 없이 4인 1조로 나갔는데 그중에서 조장이 기록했다.

회원들은 모두가 웃는 얼굴로 즐겁게 공을 쳤다. 개인전 18홀은 B 코스에서 시작해서 A 코스에서 끝난다고 했다.

A 코스에는 제법 사람들이 많아서 공을 얹어놓고 기다리고 있으려니 어디선가 자글자글 제법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무슨 소리일까. 주변을 아무리 둘러보아도 소리가 날만 한 게 없었다. 한참을 눈으로 소리를 따라가다 보니, 아하, 저만치 버드나무 위에서 참새 떼가 재잘재잘 시끄럽게 울어대고 있었다.

니어핀 이벤트. ⓒ이복남니어핀 이벤트. ⓒ이복남

개인전이 끝난 후 니어핀 대회를 했다. B 코스 옆에 빨간 선을 긋고 10m쯤에 50cm 정도의 동그라미를 그렸다. 그 동그라미 안에 공이 들어가면 당첨이었다, 당첨된 사람에게는 푸짐한 상품이 기다리고 있었다. 상품도 골라 잡어였다.

그런데 니어핀 대회에서 한 번에 당첨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대부분 공이 동그라미를 지나가거나 못 미치는 등 사람들은 땅을 치며 억울해했다. 필자도 한 번에 당첨되지 못했으나 두 번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한 번에 당첨되는 사람들이 별로 없자 사람들이 두 번 세 번 다시 하는 바람에 결국은 상품은 다 소진되었다.

니어핀 대회가 끝나자 다른 클럽 회원들이 떡과 밀감 편육 등을 먹으러 왔다. 다른 클럽 사람들이 모두에게 시루떡을 나누고 니어핀 대회를 한 것을 부러워했다. 우리 회원들은 2인 1조로 단체전을 시작했다. 결국 이번에도 총무가 단체전에는 참여를 못 하고 다른 클럽 사람들에게 음식을 대접했다.

열살 잔치는 끝나고. ⓒ이복남열살 잔치는 끝나고. ⓒ이복남

모든 경기는 끝났다. 이영우 경기위원장은 등수를 발표했다. 개인전 그리고 단체전에서 시상품은 등수대로 먼저 골라잡았다. 필자는 개인전에서 제일 가볍고 부피가 별로 안 나가는 라면을 골랐다. 그리고 단체전 우승으로 모자 하나를 더 골랐다.

저녁은 국제식품에서 먹기로 했다. 국제식품은 파크골프장 가까운 데 있는 한우갈비 집이다. 집행부에서 큰맘 먹고 저녁은 한우갈비로 정했다고 했다.

국제식품에서 한우갈비를 인원수대로 주문했는데 삼장구장에서 여러 가지 간식을 많이 먹은 탓인지 한우갈비는 푸짐했다.

하사가파크골프 클럽 10주년 행사는 무사히 잘 끝났다. 이번 행사는 회원들의 회비 3만 원과 몇몇 사람들의 찬조금으로 운영되었다.

회원 중에는 중증장애인이 몇 사람이 있다. 평소에는 혼자 다니기도 힘들지만, 구장에서 공을 치면 그런대로 견딜 만하기에 기꺼이 참여한다고 했다. 장애인에게 파크골프는 재미있고 즐거운 스포츠이자 재활 운동이다. 내년에도 우리 모두 즐겁게 공을 칩시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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